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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상담사례

번호 : 39
글쓴날 : 2003-07-07 14:28:02
글쓴이 : 노동인권회관 조회 : 3635
제목: 임금체불, 산재에 교통사고가 경합되었던 경우

"목이 부러진 것도 아닌데..."

한 분수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상담국장

스물 다섯 살의 청년 샤니는 파키스탄에서 의과대에 다니던 학생이었다. 사업하는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과 그 동업자의 배신으로 가족을 책임져야 했던 샤니는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어머니와 동생 둘, 자신의 생계를 위해서…….
처음에 친구의 소개로 들어간 고양시의 포리백 제조업체에서 80만 원을 받기로 하고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숙소에서 자고 있는데 개인택시 운전을 하는 사장 친구가 와서 술 한 잔 하러 나가자고 했다. 샤니는 술도 잘 못 마시고 해서 싫다고 했으나 한사코 잡아끄는 통에 마지못해 따라 나섰다. 사장친구는 자기 부인이 운영하는 포장마차로 샤니를 데리고 가서 술을 함께 마셨다. 그리고 술을 마신 상태에서 샤니를 데려다 준다고 자신의 개인택시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 샤니는 이 사고로 목을 다쳐서 보름동안 입원치료를 했으나 택시운전자는 치료비만 부담하고 샤니에게는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았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돼 한국말에 서툰 샤니는 치료기간 동안의 월급을 자기회사 사장이 주는 걸로 알고 있었고, 택시운전자는 샤니가 안 받아도 좋다고 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의사소통이 안 되는 두 사람은 각기 자기 방식대로 결론을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샤니는 아무리 기다려도 사업주가 치료기간중의 월급을 줄 생각을 하지 않는 데다 사고 전에 일부 받지 못했던 월급도 주지 않자 상담소를 찾아왔다.
사장은 1년 전 일이라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다 지급한 것 같다는 애매한 대답을 했다. 샤니는 병원에서 퇴원한 후 23일간 일을 했는데 임금을 안 받았고 입원기간 15일치를 합해서 38일치를 받아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였다. 이에 대한 사장의 답변은 입원기간 동안의 임금은 자기가 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서로간의 주장이 다르고 사고와 관련하여 택시운전자도 만나야 할 것 같아서 공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택시운전자에게 같이 만나자고 연락하니 처음부터 길길이 뛰며 만날 필요도 없다는 것이었다. 사이사이 ×××, OO 등등의 욕을 곁들이는 것을 빠뜨리지 않았다. 한참의 설득 끝에 약속을 하고 샤니와 함께 공장을 방문하였다.
공장 안에는 세 명의 아주머니와 사장, 그리고 얼마 후 택시운전자 부부도 도착하였다. 먼저 사장과 임금에 대해서 확인해 보았다. 사장은 전혀 줄 게 없다고 했고 공장에 있는 아주머니들도 이구동성으로 샤니에게 주는 걸 보았다고 했다. 샤니는 너무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급하니까 빠른 영어로 그 때의 상황과 사장이 했던 말을 막 쏟아냈다. 한동안이나 상반된 쌍방의 주장들이 반복되었다.
마침내 샤니가 '사장님은 무엇이든 노트에 기록했다, 노트에 써 있을 거다'고 했고 노트를 보여달라고 했다. 사장은 오래 된 일이라 노트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참을 뒤적이더니 노트를 한 권 들고 나왔다. 노트에는 과연 샤니의 말대로 일부 지급된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고 나머지 지급된 메모는 없었다. 사장은 갸웃거렸지만 더 이상 부정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간단히 해결될 일을……. 그러나 참으로 이상한 일은, 왜 그 세 명의 아주머니들은 하나같이 돈 주는 걸 봤다고 했을까…….
한고비 넘기고 이번에는 택시운전자와 사장과 샤니와 한 테이블에 앉았다.
택시운전자는 시종일관 눈을 희번덕이며 샤니에게 그때는 아무 말 없다가 왜 이제 와서 달라고 하느냐고 소리를 질러댔다. 그는 욕을 입에 달고 살았다. 샤니는 사장이 "택시운전사가 내 친구니까 준다고 해도 받지 말아라, 음주운전 사실을 경찰에 알리지 말라, 월급은 내가 줄께"라고 말했다는 것이고, 택시운전자는 "치료만 해주면 된다, 돈은 안 받아도 괜찮다"라고 샤니가 말했다는 것이고, 사장은 "자기는 그런 말 한 적 없다, 택시운전자는 친구도 아니고 그냥 아는 정도인데 내가 왜 그랬겠나"는 것이었다. 언어가 다름으로 인한 의사소통의 문제가 얼마나 지대한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당시 무슨 말이 오갔건 샤니는 사고를 당했고, 일을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 한푼도 받지 않았으며 지금이라도 택시운전자는 그 손실부분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간단한 사실이었다. 나는 이점에 대해 택시운전자에게 거듭 주의를 환기시켰으나 그는 오히려 샤니가 '나쁜 놈'이라며 게거품을 물었다. 절대로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도무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일단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택시운전자의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외에 다른 인적사항을 파악할 방법이 없었다. 경찰에 문의해 보니 경찰에서 다루는 사안은 아니나 진정서를 내보라는 답을 들었고 관할경찰서에 진정서를 보냈다. 얼마 후 택시운전자한테 연락이 왔다.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며 돈을 줄 테니 샤니를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약속 당일 샤니 친구가 상담소로 찾아왔다. 이틀 전에,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샤니가 떨어지는 쇠파이프에 맞아 병원에 입원중이라는 것이었다. 또 목을 다쳤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다더니…….
건설회사에 전화를 하니 경과를 봐서 산재처리할 테니 간섭 말라며 끊어버렸다.
그리고는 한동안 샤니에게 연락이 안되었다. 소식이 그냥 뚝 끊어져 버린 것이다. 건설회사에 전화해서 지급했는지를 물어봐도 가타부타 말도 없이 참견 말라며 끊어버리기만 했다.
궁금해하고 있던 어느 날, 샤니가 불쑥 사무실로 들어섰다. 모레 파키스탄으로 간다면서 비행기표를 보여주었다. 어머니가 샤니의 사고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서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귀국해야 한다는 것이다. 얘기를 하는 동안 자꾸만 주먹으로 눈물을 훔쳤다. 산재처리도 안되었고, 통장으로 입금하겠다던 택시운전자에게도 돈을 못 받은 상태였다. 비행기표도 친구에게 돈을 빌려 샀다는 것이다. 샤니를 앞에 앉혀놓고 먼저 택시운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누이 했던 얘기, '사고 피해자가 한국사람이었다면 이렇게 했겠느냐' 화도 내고 사정도 하고 해서 간신히 입금하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다음은 건설회사에, 과장이라는 사람이 전화를 받았다. 다짜고짜 '샤니의 정신상태가 틀려먹었다, 현장에 나와서 앉아만 있으면 5만원씩 일당을 준다고 했는데 하루 나오고 코빼기도 안보였다, 그런 놈에게 왜 돈을 주느냐, 모가지가 부러진 것도 아닌데 왜 일을 못하느냐, 와서 빗자루 질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어이가 없었지만 한푼이라도 돈을 받는 게 급했다. 어렵사리 다음날 현장을 방문하기로 약속을 하고 귀국 전날, 파주시내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현장사무실을 찾아가 약간의 돈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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