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외국인노동자도 주민이다.(조선/9.30)

글쓴이 노동인권회관	글쓴날 2004-10-02 11:19:39	조회 3294


[기고]외국인 노동자도 住民이다 박화서 명지대 이민학과 교수 [조선일보] 외국인 노동자는 우리의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한 일시적 체류자들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보면 그들은 정해진 기간 후에 출국할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일하고 거주하는 지역사회의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그들은 엄연한 ‘주민’이다. 한국인이든 일시체류 외국인이든 혹은 불법체류자라 할지라도, 실질적인 생활을 하는 차원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인정하고 共存해야할 대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그들의 복지, 주거, 세금, 보건, 의료, 교육, 주민과의 화합, 안전, 환경, 범죄 등이 관할 행정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외국인 정책은 중앙정부에서 결정되고 집행되는데, 그들의 체류에 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갈등이 일어난다. 최근 외국인 불법체류자 강력단속 기간 안산, 가리봉동 등 외국인 노동자와 불법체류자가 집결해 있는 지역의 주민들이 어떤 고충을 겪었는가를 생각하면 문제가 확연해진다. 그 지역 주민들은 집세를 내던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물건을 사주던 단골손님들이 없어지고, 일을 해 기업을 돌려주던 노동자들을 잃었다. 그 변화는 직접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타격을 준다. 모든 행정의 틀이 하루아침에 흔들리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이제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 거주지역의 외국인 관련 행정도 일시적인 방안에 의존할 수 없다. 좋든 싫든 외국인을 주민으로 인정하여 공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외국인이 집결해 사는 도시나 지역의 지방정부들은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중앙정부 및 주민단체와의 관계를 재조정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외국인 관련 행정 모두 말할 것도 없다. 예를 들어 우리와 같이 살아갈 외국인들이 의료보험이 없는 경우가 많고, 에이즈·간염 등 아주 세밀하고 철저한 통제 관리를 요하는 부분까지도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다. 외국인 자녀들은 학교에 정식 입학이 안 되어 청강생으로 공부한다. 상급학교에 진학하려면 정말 힘들다. 언어 교육도 없다. 그래서 놀림과 차별의 대상이 되기 일쑤이다. 장래의 진로는 더더욱 불분명하다. 이런 것들은 다만 그 많은 문제 중 하나일 뿐이다. 외국인이 주민으로 산다는 것은 세계화 시대에서 도시를 상업화시킬 수 있는 자본이 되기도 한다. 다양한 문화와 생활 방식은 다양한 색채를 만들어 내 관광업·요식업 등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또 외국인을 통해 그들 본국과의 교역이 활발해진다. 그래서 흥미로운 지역으로 성장하게 되고 국제도시로 발돋움할 수도 있다. '資源' 으로 이용해야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자원’으로 이용하여 국익에 보탬이 되도록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시민단체들이 외국인 인권보호 시각에서만 아우성치는 것은 전체적인 문제 파악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 심도 있는 관찰과 연구, 그리고 행정체제 정비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조가 신속히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여기서 생기는 것이다. 중앙정부의 정책과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은 국익 증진과 인간 기본인권 보장 간의 타협, 노동 수급(需給) 정책과 지역사회 행정의 균형 등 대치될 수 있는 가치와 원칙을 현명하게 균형잡아 수립되고 집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체계적 외국인 행정을 위한 좀더 전문적인 지식 습득과 전문화된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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