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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자료실_다문화사회의 바람직한 교육을 준비하기 위하여 시도한 교사들과의만남(2008.1)

작성자
nodong
작성일
2023-08-06 21:11
조회
117
워드프레스 내장 에디터 :

* 이 글은 전교조 참교육실천대회에서 강의한 내용입니다.


석원정(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소장)



1. 문제의식의 출발


1) 이주노동자의 급증과 한국사회의 미래
- 1988년 이후 한국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이주노동자 수가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구성원도 이주노동자-결혼이주자-난민 등으로 다양화되기 시작
- 이러한 추세는 저출산-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불가역(不可逆)의 상황임을 인식.
- 2003년도 한국사회포럼에서 한국사회가 다문화-다민족사회로 접어들어갔음을 진단.
- 한국사회는 이주자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에 대비해야 한다.


2) 다문화-다민족 사회와 한국사회
- 그러나 다문화-다민족 사회를 맞이하는 한국사회의 준비는 거의 되어 있지 못한 상태
- 아시아의 일원으로서, 아시아 출신의 이주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국가의 국민으로서 한국인들에 아시아 국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을 인식
- 아시아 각국의 깊고 품위있는 문화를 접함으로써 경제적 저개발국가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아시아 각국 문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이해함으로써 다양성을 체화시킬 필요성 인식


3) 이주노동자에 대한 심한 편견과 차별의식이 횡행하는 한국사회
- 이주노동자 상담과정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한국민들에게 매우 부족함을 절감
- 특히 세대간의 차이가 있음을 발견
- 일제시대-한국전쟁-독재정권 시기에 성장한 세대와 민주화운동기에 성장한 세대, 민주화이후에 성장한 세대들이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감정이 다른 것을 발견
- 한국사회의 미래를 생각할 때 어린 학생들에게 편견을 불식시키는 교육을 시급히 시행할 필요가 있음을 인식.


4) 다문화 시대 교육의 역할
- 이주노동자(및 이주자)들에 대해 한국인들이 갖는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시도는 교육현장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이해.
- 인권단체-이주노동자 지원단체-문화단체 등에서 특별 프로그램으로서 일시적으로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는 있으나 지속성과 효과성, 경제성을 생각할 때 교사의 마인드와 준비가 결정적임을 실감.
- 초등학교 수업시간에 우리 단체가 개발한 아시아 문화수업을 시행하면서 그 전후의 수업시간에 교사가 어떤 마인드로 어떤 준비를 하였는가에 따라 수업의 효과가 달라짐을 실감.
- 한국사회의 미래를 생각할 때 어린 학생들에게 편견을 불식시키는 교육을 시급히 시행할 필요가 있음을 인식.
- 교사들이 교육현장에서 활용 및 참고할 수 있도록 풍부한 정보와 다양한 콘텐츠를 전문 단체에서 제공해줄 필요가 있음.


=> 이러한 문제의식이 결부되면서 교육현장에서 교사들과 함께 인권교육+문화교육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었음.



2. 진행경과


* 2004년
: 프로그램 개발 - 수업시행시 나름의 원칙 수립 - 학교개발 - 현장적용의 시기
- 국가인권위원회 프로젝트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의식 경감을 위한 아시아 문화수업’프로그램 개발 및 수업실시
- 프로그램의 골격 및 기본내용, 필요물품, 외국인 강사(몽골-미얀마-방글라데시-) 구비
- 각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영상자료-외국물품-언어와 문자, 노래, 놀이 소개-음식 시식 등 종합적인 내용으로 구성
- 미얀마-몽골-방글라데시-파키스탄의 4개 국가 시행
- 강사는 현재 외국인노동자, 혹은 외국인노동자의 경험이 충분히 있는 사람으로 선정
- 프로그램의 효과와 확산을 위해 1개 학교에서는 1개 나라 수업만 진행하기로.
- 애초 6회 수업계획이었으나 반응이 좋아 8회로 늘림
- 이런 종류의 수업에 대한 학교 고위층의 반응을 최초로 접함.
- 8개교는 서울 외곽지역 소재 7개 초등학교 + 1개 대안학교
- 문화회관의 겨울방학 특별프로그램으로 경기도 부천시에서 8회 수업시행


* 2005년
: 프로그램의 안정적 정비 - 수업 확산 - 형식 다양화 시도- 소개국가 다양화의 시기
- 수업 위주였던 프로그램을 수업+축제의 형식으로 변화시켜봄.
- 인도네시아-필리핀-네팔의 3개 국가 추가
- 수도권과 지방의 문화회관에서도 프로그램 시행함으로써 확산에 주력
- 서울지역 초등학교 15회 수업, 수업+축제 형식 3회로 시행


* 2006년
: 프로그램의 대대적 정비 - 교사그룹과 함께 보다 다양한 내용의 커리큘럼 개발
- 2004-2005년도에 아시아 문화수업을 시행했던 교사들 중 일부가 속해 있던 ‘인권교육을 위한 교사모임’과 연결되면서 교사용 커리큘럼 개발에 착수
- 인권교육과 다문화교육의 바람직한 결합을 목표로 1년간 연구착수
- ‘외국인노동자 인권모임’과 ‘인권교육을 위한 교사모임’의 두 단체만의 결합이 아니라 외국인노동자 운동영역과 교사운동영역이 결합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설정함.
- 수 차례의 워크샵을 통해 타 외국인노동자 지원단체-문화단체-교사-인권단체 등의 평가와 조언을 받아들임.
- 2006년 말 ‘이주노동자와 함께 만드는 차별없는 세상’이라는 이름으로 총 20차시에 달하는 교사용 지도서 발간.


* 2007년
: 커리큘럼의 실제 적용을 통한 개선 - 내용과 대상국가 다양화 시기
- 2006년도에 개발한 커리큘럼을 ‘인권교육을 위한 교사모임’에서 실제 수업에 적용하면서 매회 평가와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연구모임을 1년간 진행
- 외부 단체를 초빙하지 않더라도 교사가 스스로 아시아 문화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개발.
- 콘텐츠를 다양화하여 교사가 여러 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풍부하게 하는 방향으로 정함
- 대상국가를 방글라데시와 연변 조선족자치구로 정하고 준비함.


3. 평가 및 제언사항


* 인권운동+문화운동+외국인노동자운동+교육운동을 함께 결합시킴으로써 종합적인 교사용 커리큘럼을 개발하고자 했던 의도에 대해서만은 긍정적으로 자평하고 있음.
* 커리큘럼 개발과정에서 교육 전반과 교사, 교육운동에 대하여 현실적인 이해를 하는 계기가 되었음.
* 그러나 커리큘럼 개발 과정에서 여러 차례 동일한 문제의식에 부딪치게 되었는데, 그 문제의식을 말끔하게 해소하지 못했다는 부족함을 여전히 갖고 있음.
- ‘다문화교육을 통해서 인권의식 함양 및 나아가 이주노동자에 대한 편견해소라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됨.
- 문화가 가지는 완만하나 근본적인 변화 유도의 능력을 신뢰하나, 특정국가나 특정 계층에 대한 문화적 이해가 차별해소로 연결될 수 있겠는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됨.
- 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다문화에 대한 이해가 인종차별해소로 직결되지는 않음을 알 수 있음.
- 그러나 직접적인 인권교육을 시행하더라도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불충분한 것도 사실임.


* 현재 ‘다문화’가 유행어처럼 되고 있으나 그 이해의 폭이 매우 제한적임.
- ‘이주노동자 자녀나 이주민들의 자녀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있음.
- 그것은 매우 협소한 시각이고 자칫 또 다른 시혜적 시각이나 대상화, 규정짓는 시각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음.
- ‘이주노동자 자녀나 이주민들의 자녀교육’만이 아니라 이들이 살아가야 하는 토대인 한국사회의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함.
- 다문화사회를 위한 우리 사회의 첫 번째 준비는 민주주의를 체화하면서 다양성을 존중하도록 하는 것임.


* 이주노동자 지원단체들은 전국 각 지역에 산재해 있고, 전교조 역시 전국 각 지역에 지부가 있는데, 이 양자가 서로 만나 협력한다면 서로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는 다양하고 충실한 내용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함.